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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일랜드 음악 신의 미래

사람들은 유독 아일랜드 출신의 밴드에게만 기대하는 것들이 있다. 유투의 주제의식, 코어스나 크랜베리스에게서 풍겼던 켈틱 록의 아름다움, 데미언 라이스나 영화 <원스>에서의 우울함 속의 서정성 같은 것들이다. 하지만 아일랜드 음악의 미래를 짊어질 밴드로 선택된 더 스크립트는 우리가 기대하는 것과는 다르다. 유투보다는 마룬 파이브가, 크랜베리스보다는 킨이, 데미언 라이스보다는 제이슨 므라즈가 더 연상되는 밴드다. 그렇다고 해서 그들의 음악이 주제의식이 없고 아름답지 않거나 서정성이 없다는 얘기가 아니다. 단지 그들의 음악 스타일이 아일랜드적(켈틱적)이기보단 MTV를 보며 성장하여 현재를 살아가는 전 세계의 젊은이들을 아우를 수 있는 글로벌한 스타일을 갖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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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스크립트는 더블린 출신의 세 청년으로 구성되어 있다. 대니 오'도나휴(보컬)와 마크 시한(기타)은 어린 시절 빈민가에서 만나 서로의 공통 관심사였던 흑인 음악에 대한 애정을 나누며 친구가 된다. 후에 그들은 미국으로 건너가 로드니 저킨스, 넵튠스, 테디 로드니와 같은 쟁쟁한 스타 프로듀서와 함께 일하게 된다. 하지만 그들은 다시 아일랜드로 돌아와 밴드를 결성하고 글렌 파워(드럼)를 밴드 멤버로 영입한다. 2007년 메이저 레이블과 계약한 후, 지난 4월 첫 싱글 <We Cry>를 발표한다. 우울하지만 중독성 강한 멜로디와 공감을 이끌어내는 가사로 자국 차트 상위권에 오르며 언론과 대중의 주목을 받으며 아일랜드 음악계의 신성으로 떠오른다. 그리고 지난 8월 8일, 더 스크립트는 드디어 자신들의 첫 번째 대본을 펼치게 된다. 셀프 타이틀 [The Script]로 아일랜드와 영국 차트 1위로 데뷔하며 성공적인 신고식을 치르는 것은 물론 전 세계 리스너들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켈틱 소울을 바탕으로 한 서정성 짙은 록을 강점을 내세우고 있는 이들의 음악은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제이슨 므라즈가 팀발랜드의 옷을 입고 마룬 파이브에 들어간 듯한 인상을 주고 있다. 제이슨 므라즈의 달달한 보컬과 음악스타일, 팀발랜드의 프로듀스, 마룬 파이브의 밴드 라인업을 상상케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들은 여기에 무력하지 않은 우울감과 유려하고 충만한 아름다움을 동시에 표출하고 있는 것은 물론 신인다운 풋풋한 미덕까지 고루 갖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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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의 두 번째 싱글로 낙점된 <The Man Who Can't Be Moved>는 드라마틱한 구성과 서사적인 가사로 자연스럽고 섬세한 더 스크립트만의 사운드를 잘 살리고 있다. <Before The Worst>는 제목그대로 최악의 상황이 되기 전에 시간을 되돌려야 한다는 이별상황 직전의 이야기로 대니의 랩에 가까운 빠른 읊조림과 멋지고 훌륭한 후렴구, 매력적인 드러밍과 피아노 연주가 근사한 넘버다. 앨범 속에서 가장 이질적인 트랙이기도 한 <I'm Yours>는 마치 웨스트라이프를 연상되는 발라드 트랙으로 곱고 찬찬한 매력을 발산한다. <Rusty Halo>는 그리 밝은 인상은 아니지만 앨범 내 가장 마음을 사로잡는 훅을 선보이고 있는 강력 필청 트랙이다.

더 스크립트는 사랑과 이별, 이따금씩 분노에 관한 이야기를 하지만 전체적인 무드는 가볍고 경쾌한 터치로 일관되고 있어 편안하면서 부드러운 매력을 발산하고 있다. 콜드플레이, 더피, 키드락 등 대단한 선배들을 누르고 차트 1위를 정복한 이 신인이 얼마만큼 대형 밴드로 성장할지 앞으로 더 두고 볼 일이지만, 그 기대는 낙관적이다.


김이환 (매거진 프라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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