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CANVAS홈씨어터 스칼렛스토리 홈씨어터매거진 이벤트 홈씨어터활용기
사용자 삽입 이미지

한국형 꿈의 공장, 이준익 감독


이준익 감독의 음악 영화 삼부작 세번째 편 <님은 먼곳에>를 봤습니다. 이준익 감독에 대한 소개는 여전히 '<왕의 남자> 이준익 감독'이지요. 이번 <님은 먼곳에>도 '<왕의 남자> 이준익 감독 작품'으로 소개되고 있습니다. 천만 관객을 동원하며 그 많은 관객들의 뇌리 속에 인장을 새겨둔 작품이니 3년이 지난 지금까지 계속 언급이 되고 있는 것이 그리 어색하지는 않습니다만 그 이후 2편의 영화를 더 만들었음에도 아직까지는 2005년도 영화를 뛰어넘지 못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는 생각입니다. 그렇다고 <라디오 스타>(2006)와 <즐거운 인생>(2007) 이 그렇게 형편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관객 동원에서는 <왕의 남자>에 비할 바가 못되긴 했지만 해마다 꼬박꼬박 일정 수준 이상의 완성도를 갖춘 적당히 대중적이고 또 적당히 메시지도 담겨 있는 좋은 작품들을 만들어온 이준익 감독이야 말로 생산성 높은 한국형 꿈의 공장이라 부른다 해도 크게 틀린 표현은 아니리라 생각합니다.

이준익 감독의 높은 생산성은 그다지 큰 예산을 들이지 않고도 외형적으로나 질적으로 크게 손색이 없는 준수한 작품들을 해마다 쑥쑥 뽑아내는 성과로 나타나고 있으나 다른 한 편으로는 그 이상의 성취를 목표로 작업하지는 않는다는 아쉬움을 남기곤 했습니다. 물론 100억 이상의 제작비를 쓰며 자아도취적인 작품을 남기고 마는 경우들에 비하면 훨씬 실속있는 행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만 이준익 감독이라면 누가 보아도 현재까지 보여준 그 이상의 작품을 만들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음에도 왠지 태업을 하고 있는 듯한 인상을 주고 있다는 겁니다. 그게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다, 나는 결코 무리하고 싶지 않다, 만들 때 즐거운 만큼만 하고 싶다, 이게 그리 쉬워 보이냐 네가 한번 해봐라 등등 많은 변명과 양해가 가능하겠습니다만 그럼에도 한 사람의 영화 팬으로서 갖게 되는 이준익 감독에 대한 욕심과 기대는 적당히 만족할 줄을 모르니 이것 참 이상한 일이 아닐 수가 없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알차게 만든 전쟁 블럭버스터

<님은 먼곳에>는 70억원의 제작비, 그 가운데 태국 로케이션 비용만 30억원이 들어간 영화라고 합니다. 다시 말하자면 이준익 감독은 남들이 200억에 가까운 돈을 들여가며 논란의 중심에 서고 있을 때 왠만한 한국 영화 평균 제작비 수준의 비용으로 전쟁 블럭버스터 한 편을 알차게 만들어낸 것입니다. 물론 <님은 먼곳에>에서 전쟁은 배경일 뿐 그 자체가 중심이 되는 영화는 아닙니다. 그럼에도 <님은 먼곳에>에서 보여주는 그림은 지금까지 만들어진 수많은 국내외 전쟁 영화들과 비교하더라도 크게 뒤지지 않는 수준이라 생각합니다. 사실 베트남전에 참전한 남편(엄태웅)을 찾기 위해 가수가 되어 떠난 여인(수애)의 이야기니까 전투 장면은 적당히 묘사되거나 아예 안나올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고 봤는데, 아이고 맙소사 그걸 어떻게 다 찍으셨는지 저로서는 그저 놀랍기만 할 따름입니다. 네, <님은 먼곳에>는 전쟁터의 주변을 적당히 돌다 끝나는 영화가 아니라 그 중심으로 있는 힘껏 뛰어드는 영화입니다.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순이, 또는 대한민국의 과거사

<님은 먼곳에>가 전쟁터로 뛰어들 때 손에 든 것은 물론 총이 아니라 음악입니다. 미국들 앞에서 노래를 부르려면 팝송을 불러야 하는데 수애가 팝송을 잘 못하기 때문에 파월 한국군들을 상대로 하게 된다는 설정은 영화에 사용될 외국곡들에 대한 비싼 저작권료도 피하고 동시에 훨씬 다이나믹한 공연 장면들을 선보이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미군 부대에서의 첫 공연에서 욕만 얻어먹은 이후 한국군 앞에서의 공연이 저절로 되어가다시피 하는 모습을 볼 때에는 이역만리에서의 진한 동포애가 느껴질 정도였으니까요. 그리하여 <님은 먼곳에>에서 관객들이 접하게 되는 곡들은 대부분 60년대 말, 70년대 초의 한국 가요들입니다. 이준익 감독이 60년생이고 최석환 작가는 그 보다 젊으니까 자신들의 추억만으로 선곡한 건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이 노래들은 <라디오 스타>에서 '비와 당신'이 상징했던 과거의 영광이나 추억담도 아니오 <즐거운 인생>에서 '불놀이야'와 같이 새로운 삶의 돌파구를 찾는 희망의 노래들도 아닙니다.

<님은 먼곳에>에서 사용된 음악들은 당시의 시대 상황과 밀접하게 연결됩니다. 곡의 내용은 연애 감정을 묘사한 것이지만 그 노래가 만들어지고 또 한창 불리워진 그 시절의 대한민국을 생각하게 합니다. 영화 속 대사에서도 언급되듯이 한국군이 베트남에 파병된 것은 돈을 벌기 위해서였습니다. 한국군과 마찬가지로 주인공 일행 역시 미군들을 위해 노래하고 돈을 벌기 위해 베트남의 전쟁터로 향합니다. 물론 주인공 순이의 목적은 돈을 벌기 위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렇지만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결국 미군의 도움을 받아야만 했습니다. 순이의 행동과 일행들이 느끼는 공분은 결국 당시 우리나라가 살아남기 위해 선택해야만 했던 과거사이고 그에 대한 공분이기도 합니다. 마침내 남편을 만난 순이가 얻은 것 역시 애초에 존재하지 않았던 남편과의 애정이나 자기 의무의 달성이 아니라 그 시대를 참고 살아야 했던 자로서의 분노의 표출입니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 카타르시스를 겨냥한 기쁨이나 슬픔이 아닌, 가슴 한켠을 찌르는 아픔이 느껴지는 이유는 바로 그 때문입니다. 아울러 지금 우리의 상황이 그 때와 어느 정도나 달라져 있는 것인지에 대해서도 질문해 볼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됩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미학적 완성 보다는 이야기의 가치

개인적으로 <즐거운 인생>을 보고 가졌던 이준익 감독 작품들에 대한 불만이 <님은 먼곳에>를 통해 상당 부분 해소되었습니다. <님은 먼곳에>는 이준익 감독의 음악 3부작의 마지막 지점인 동시에 그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영화 감독으로서 다뤄주었으면 했던 지점에 훨씬 가깝게 다가선 작품이라 생각됩니다. 저는 이준익 감독에게서 영화 예술의 형식적인 진일보를 기대하지는 않습니다. 그보다는 한국영화가 정말 다뤄줘야 할 내용들을 기대합니다. <님은 먼곳에>에서도 내러티브 상 약간의 우격다짐이 보이기는 합니다. 베트콩에게 붙들려 지하에서 막노동을 하는 것까지는 괜찮은데 그들 앞에서 공연을 하고 함께 즐거워하는 모습은 좀 의아했습니다. 물론 나중에 미군들에 의해 죽임을 당하는 장면에서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베트콩의 인간미를 부각시킨 설정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돈이나 벌러 자기 나라에 들어온 한국인들에 대한 적개심이 그렇게 쉽게 해소될 수 있는지는 의문을 가질 수 밖에 없습니다. 순이가 미군 부대장의 방에 홀로 남는 장면에서 밴드 멤버들이 애써 벌어 모은 달러를 전부 불태우는 장면도 좀 오바였고 굳이 최종 버전에 남겨둘 필요가 없었던 장면이라 생각됩니다. 이준익 감독의 영화에서는 언제나 '굳이 저렇게까지?' 하게 되는 장면들이 종종 발견됩니다. 그러나 대체로 대중 영화로서 설명력을 높이기 위한 선택들이라 생각됩니다. 앞으로도 <님은 먼곳에>와 같은 이야기를 다뤄준다면 저로서는 이런 정도를 굳이 탓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수애는 정말 좋은 배우입니다. 얼굴 이쁘고 그림이 잘 잡히고 연기까지 잘 해내는 배우들이 그리 많지 않은 판에 수애는 그 뿐만 아니라 자기 가슴 속에서 칼 한 자루를 꺼내 들이밀 줄 아는 배우이기 때문입니다. <나의 결혼원정기>(2005)가 좋았던 이유 중에 하나는 그와 같은 수애의 진면목을 볼 수 있었던 작품이었기 때문입니다. <님은 먼곳에>는 보기 드문 배우의 재능을 십분 활용하며 작품과 배우, 관객 모두가 윈윈하는 정말 괜찮은 작품이 되었습니다. 정진영의 악스러운 연기는 걱정했던 것에 비해 별로 부담스럽지는 않았습니다. 정진영의 연기 스타일은 70 ~ 80년대나 그 이전을 배경으로 하는 영화에 상당히 잘 어울린다는 생각도 듭니다. 정경호는 기대했던 것에 비해 역할이 그리 크지 않아 조금 아쉬웠고 엄태웅은 '특별출연 한번 거창하게 했다'는 소리가 나올만 하더군요. 혹시 이준익 감독의 다음 영화에 엄태웅이 주연을 맡기로 내정되어 있는 건 아닐까요? 마지막으로 주진모씨도 다른 작품들에서 보여주던 모습에 비해서는 그리 빛이 나진 않더군요. 하지만 기타를 어깨에 매고 그냥 서 있는 모습만으로도 신중현씨의 그림자를 느끼기에는 충분했다고 생각합니다.

신어지 (영화 블로거)


,
[님은 먼곳에 (이준익,2008)] 인간을 사랑하는 감독의 이상주의

사용자 삽입 이미지
영화를 많이 보고 좋아하는 편이지만 나는 사실 영화라는 것에 대해서 그리 잘 알지는 못한다. 많이 알면 영화가 더 재미있다는 사실을 알고는 있지만 게으른 천성은 나를 그런 지식의 즐거움으로 늘 이끌지는 못한다. 그래서 전에도 다른 자리에서나 글에서도 밝힌 바처럼 관객을 약간은 '괴롭게 하는' 영화와 감독들을 좋아한다. 영화를 보고 났는데 그리 내 삶이나 내 머릿속 생각들에 미세한 진동 하나 남기지 아니하고 사라져 가는 영화들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런 까닭으로 대부분의 영화를 보며 조그맣게라도 의미를 부여하고 무언가를 생각하려고 나름 무지 애를 쓰는 편이다.


2005년 12월 마지막 주에 본 '왕의남자'는 바로 내가 좋아하는 영화의 조건을 갖춘 영화였다. 역사 속에서 소외되었던 천민집단에 속했던 '광대'들을 무대의 중앙으로 이끌어 내고, '폭군'이라 불리우고 평가를 받는 '연산군'을 한쪽 가슴이 찢겨진 상처를 입은 슬픈 인간으로 그려낸 감독 '이준익'의 '왕의남자'는 해를 넘겨 그 다음달 그리고 그 다음달인 2006년 2월까지 스물다섯번 이상을 보게 만들었다. 이것 저것 영화를 보러 다니며 모은 것들 중에 가장 아끼는 것도 '왕의남자' 의 네 주인공이 나오는 필름컷들이다(장생, 공길, 연산, 녹수). 이런 나의 생각은 어제 '님은 먼곳에'를 보고 난 뒤 '이준익' 감독에게서 들은 이야기로 옳았다는 것을 확인하게 되었다.

먼저 2006년에 '왕의남자'를 보고 난 뒤에 쓴 글을 보자.

애닯다 그 슬픈 심장이여!
조각난 마음의 티끌이 온 마음을 휘젓는다
씻으면 좋을 것을 그리하지도 못하는구나
어리석음이 그 위에 덮여 세상을 보지 못하는구나
슬픈 그 영혼 안식하지 못하고
피로써 그 화해를 하려하나
또 다른 슬픈 이만 늘어난다
슬픈 연산!
그대를 수 없는 사람들이 비난했다
그리도 아픈 그대를

연산에 대한 애닯은 나의 마음을 적어 두었던 기억이 새롭다. '이준익'은 인간에 대해 긍정적이며 '악인'과 '선인'으로 명확히 나누어 보기를 원하지 않는다. 내가 보아 왔던 그의 영화 속 마지막 장면들을 기억해 보자. '왕의남자'에서는 죽음을 앞둔 장생과 공길이 하늘로 날아 올라 '순간'이기는 하지만 '영원'한 자유를 맛보며 막을 내리고 그들의 꿈을 찾아 떠나는 장면으로 맺음을 한다. '라디오스타'에서 퇴물 락커 '최곤'과 그의 매니저는 마지막 희망을 버리지 않는 모습으로 비를 맞으며 그 운명같은 인연을 계속 이어간다. '즐거운인생'에서는 하나같이 사회의 중심부에서 밀려난 존재들인 주인공들이 성공을 담보받을 수 없는 '마지막콘서트'를 불사르고 자신들이 여전히 '의미'있는 인간이며 살아갈 충분한 '존재감'을 가진 사람임을 보여 주며 막을 내린다. '황산벌'에서도 감독은 역사를 승리한 자의 눈으로 바라보지 않으며, 또한 권력자의 눈을 배제하고 구석구석에서 숨을 쉬었던 작은 자들에 대한 배려를 잊지 않는다.

여기서 다시 '왕의남자'를 본 뒤에 적은 글을 하나 더 본다.

가죽 - 껍데기

'광대는 그저 광대일뿐'
'광대가 천한 상놈이면 어떻고 정승이면 뭐해 ...
등따시고 배부르면 그만인 것을'

나는 늘 허위의식에 둘러쌓여
내가 가져야 할 것과 내가 가진 것 사이에
늘 괴리가 생긴다

가죽을 뒤집어 쓰고 다른 사람인양 행세하고
껍데기 남지 않은 허울에 우울해 한다
언제나 자유로운 영혼이 될런지?
그래서 내 삶은 서서히 부스러져 간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스멀스멀 그렇게

'님은 먼곳에'를 보며 생각한 두번째는 '세상은 우리를 광대라 한다, 세상을 우리를 광대라 부른다' 하는 것이었다. 국가라는, 사회라는, 조직이라는 곳에서 한 개인이 느껴야 하는 존엄과 가치는 늘 존중을 받고 있는가 하는 물음이 그것이다. 나에 대한 사랑, 타인에 대한 배려 그리고 그것을 통해 만들어진 사회 속에서 규칙을 지키는 것이야말로 제대로 된 순서요 질서일 것이다. 누군가를 증오하고 누군가를 멸시하며 누군가를 매장을 시키는 구조를 가지고 있는 나의 조국, 대한민국은 그런 면에서 미개한 나라이며 후진적인 사회이다. '영화'를 조금 좋아하게 되고 남들보다 조금 더 많이 보게 되면서 느끼는 마음은 나와 우리 속에 존재하는 '악마성'에 대한 두려움이다. 개인적으로 보면 훌륭한 사람들이 소수의 사람들에게 또는 사회적 약자들에게 색깔을 끼고 바라보는 시각을 느끼면 이내 그것은 공포로 바뀐다. 그저 먹고 마시고 배부르고 그것에 하나 덧붙여 내 생각을 자유로이 말하는 자유를 가지고 싶은 사람들에게 세상은 '붉고 검은 색'으로 아름답게 칠을 해 준다. 영원한 굴레와 함께 말이다.

나의 이런 생각은 다음 글을 통해서도 알수 있을 것이다.

갇힘의 굴레

무엇인가라는 것과 누구라는 것에
갇혀 버리기 시작하면

자신은 없어지고 오직 역할이 남는
우리는 포로 신세

왜와 어떻게 라는 의문에 답하지 못하면
그건 굴러가는 수레바퀴의 한 축일 뿐,

언제나 우린 그 자리에 있지만
다른 쪽을 바라보고 싶다

감독의 관심은 바로 자유로운 '인간'에 닿아있다. 나쁜 인간은 원래부터 그런 성향을 가지고 태어난 것이 아니라 그런 상황으로 만들어진 조건이 있었다는 것이다. 자유롭고자 하는 인간은 타인에게 자유를 부여하고 공존을 할 마음의 틀을 가지고 태어나지만 억압과 질시 그리고 상처를 받은 영혼은 자신과 다른 인간에게 폭력을 행사해야만 그 고통으로부터 잠시나마 자신을 지켜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감독의 생각은 영화 속 인물들이 영화의 후반부로 갈수록 보다 '원래의 인간'형으로 바뀌어지도록 하는 원동력이다. '왕의남자'에서 그저 먹고 사는 것에만 매달려야 했던 장생이 자유로운 인간에 대한 꿈을 가지게 되는 것이 그러하고. '라디오스타'에서 세상에 의미없는 퇴물 가수로 막을 내려야 했던 '최곤'이 여러 사람의 도움과 수 많은 팬들의 응원으로 자신의 '가치'를 다시 발견하는, 아니 처음으로 발견하는 기쁨을 맞보게 된다. '님은 먼곳에'의 '정만(정진영)'과 '상길(엄태웅)'은 마초이며 여자에 대한 폭력성을 적극적으로 그리고 소극적으로 드러내며 살아온 남자들이다. 그런 그들이 '써니(순이,수애)'와 만남으로 인해 자신들이 상처입고 그 상처를 드러내지 않기 위해 누군가에게 상처를 끊임없이 주었던 인간들이었음을 깨닫게 해준다.

나는 그런 치유의 인간상을 그려내는 감독 '이준익'이 그래서 좋다.

한 판 굿거리

이제 세상에 굿판이 벌어진다
누구나 그 축제의 주인이 되어 보자

그저 한 마당 놀다 가면 그 뿐이다
푸른 빛, 붉은 빛, 서로 어울려 있듯이
이제 우리도 하나로 일어서자

누구라서 아니되고 누구라서 싫다하지 말고
서로 얽혀 새로운 한판 굿을 펼쳐보자

'이준익'의 영화에는 유희가 있고 놀이가 있으며 또한 급박한 상황에 어울리지 않는 유머가 있다. 남편을 만나러 월남으로 간다? 일단 이건 미친 짓이다. 그게 어떤 마음인지조차 가늠하기 힘든 것이다. 남편을 찾아 떠난 그 곳에서 '써니'는 그를 만나야 겠다는 강렬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 그런 가운데 공연이라는 어쩔수 없이 주어진 상황은 그녀를 노래하도록 강제한다. 그런데 처음에는 어색했던 노래(어색하다기 보다는 사실 그녀의 원래 노래가 아니었다)가 차츰 자연스러워지며 자신도 즐기고 다른 이들(병사들)을 즐겁게 하는 경지에까지 이르게 되었다. 노랫말처럼 '총알이 빗발치는 전쟁터' 속에서 그녀는 노래하고 춤을 추고 즐거움을 준다. '왕의남자'의 장생,공길을 비롯한 광대들이 그러했으며, '라디오스타'의 최곤이 그러했고 또한 '즐거운인생'의 늙은 청춘들이 그러했다.

장생, 공길, 연산 그리고 녹수

한 판 놀이가 마칠 때마다
분노의 칼이 누군가의 목을 죄어간다

너는 어디에서 왔느냐?
각자 약한 다리 절룩절룩
떨리는 입으로 한 마디씩

나는 슬픈 영혼, 그래서 그걸 풀러 왔노라고
그래 이제 놀이는 끝나고
그들은 과거의 공간 속으로 흩어진다
세상은 여전히 그들을 모난 돌로 찍어대지만

'우리 한번 맞춰 보자'
'이 놈의 징헌 세상 질펀하게 한 판 놀아 보면 그만인 것을'
'아들아, 아들아! 다행히 네 목숨 부지하거든 황제가 행차하시는 길 옆에 나를 묻어다오'

포탄이 날아다니는 마지막 장면에서 '순이'와 '상길'은 마주한다. 면회를 왔던 '순이'를 어느 여관방에서 차갑게 외면했던 '상길'이 다시 마주한 것이다. 그들의 재회는 이전의 냉랭한 것이 아니었다. 뜨거웠으며 눈물이 있었고 가슴 속에서 자라 나지도 못했던 '사랑'이 그들에게 있었다. 그들의 모습은 회개하고 기도하는 '남자'와 그런 연약하고 비천한 한 '남자'를 끌어안아 자비와 사랑으로 이끄는 '여인'으로 그려지고 영화는 그 끝맺음을 장식한다.

감독 '이준익'은 그림을 그려내는 시인이며 음악가이다. 모자를 벗으면 빛나는 그의 머리 속에 어떠한 생각이 들어 있는지 아주 조금은 알게 된 거 같은 지금의 이 느낌은 그래서 그의 영화를 사랑하고 아껴왔던 나에겐 매우 소중한 기억이 될 것이다. 사랑하는 감독의 영화가 좀 더 많은 이들에게 인정받고 보여 지기를 바란다.

바람 - 그 욕망에 사로잡힌 나, 인간

가고 가도 끝이 없는 길이 있다면 누구도 가지 않을 터인데
인간은 무심히도 그 길에 끝없이 늘어 선 개미떼
만족하지 말라는 계명에 충실한 시장만능주의
더 채워라 그리하면 더 만족하리니
이십세기 그리고 이십일세기의 최대종교는
기독교도 불교도 힌두교도 아니다
자본의 힘이 인간을 종속시키는 자본주의다
벗어날 수도 없고 벗어나기도 싫은
즐거운 고통이라면 지나친 비약일까?

여기까지 읽은 분들에게 감사드리며 감독께서 얘기한 것처럼 마음을 불편하게 했다면 나는 반쯤은 성공한 것이라고 그렇게 말해 주고 싶다. 자유로우면서도 깊이 있는 영화관람평들을 기대하며 이만 줄인다.

written by  느림보(knuepck)님 (네이버 영화카페)


   
,

[XCANVAS 홈씨어터 블로그 <님은 먼곳에> 이벤트 당첨자 발표]

*경품: 영화 <님은 먼곳에> 씨너스 영화예매권 2매 (1인 1매권)

*배송: 당첨자 메일로 온라인 예매권 송부
         (당첨자 메일ID 뒤에 2자리 *표기)


티스토리 <님은먼곳에>
퀴즈 이벤트 
총인원 50명
번호 e-mail
1 hsos**@naver.com
2 jljy6**@hanmail.net
3 rok**@naver.com
4 boysb**@naver.com
5 echoin**@gmail.com
6 chamcham1**@gmail.com
7 from_bu**@hanmail.net
8 jiri01**@naver.com
9 ilike54**@empal.com
10 angma**@naver.com
11 kung**@hanmail.net
12 werther**@hanmail.net
13 sympa**@nate.com
14 y8112**@nate.com
15 alchol**@naver.com
16 karma20**@nate.com
17 khj32**@nate.com
18 imso-go**@hanmail.net
19 dazzg**@lycos.co.kr
20 rlaalsgk**@hanmail.net
21 zzz**@nate.com
22 sense2**@nate.com
23 fili**@naver.com
24 ifp15**@naver.com
25 borntof**@daum.net
26 sejun.h**@gmail.com
27 desindas**@designsen.net
28 snowwhit**@nate.com
29 eukang**@hanmail.net
30 mystyle03**@naver.com
31 youngcon**@lycos.co.kr
32 ek**@firstam.co.kr
33 domoe**@gmail.com
34 amgd**@empal.com
35 zeoro**@naver.com
36 jimman**@hanmail.net
37 toice3**@gmail.com
38 tngus**@naver.com
39 mskwor**@empal.com
40 lara**@naver.com
41 friendly**@naver.com 
42 tktlsrh**@naver.com
43 son08**@snu.ac.kr
44 gki**@naver.com
45 ads**@naver.com
46 35486**@naver.com
47 yuh**@hanmail.net
48 brownfev**@naver.com
49 bibit**@bibitan.com 
50 k0402**@gmail.com

*여러분의 많은 참여 감사드립니다.
,
안녕하세요 XCANVAS 홈씨어터 블로그에서 첫번째 이벤트를 진행합니다.
댓글로 이벤트에 참여해 주시면 추첨을 통하여
"님은 먼곳에" 영화 예매권을 50분께 드립니다.

많은 참여부탁드립니다.

참여방법 : 퀴즈의 정답과 당첨후 예매권을 받으실수 있는
메일주소를 비밀댓글로 달아주세요^^



[Flash] http://xcanvashometheater.tistory.com/attachment/ik32.swf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