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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S [Untitled]

뮤직 박스 2008. 8. 31. 03:11
힙합 마에스트로의 진정성 있는 귀환

익히 알려진 사실대로 나스의 이번 앨범의 원래 제목은 'Nigger(검둥이: 흑인을 경멸적으로 지칭하는 단어)'였 다. 타이틀의 공개만으로도 논란의 중심으로 떠올랐고, 모두 이 껄끄러운 단어로 인하여 앨범이 채 공개되기도 전에 편이 갈렸다. 하지만 나스는 다시 앨범 타이틀을 [Untitled] 즉, '제목없음'으로 보란 듯이 바꾸며 차분하고 여유롭게 기다렸다. 그리고 지난 7월, 드디어 나스의 제목 없는 신작이 발표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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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범의 문을 여는 <Queens Get The Money>부터 예사롭지 않다. 영화 [아이 엠 샘]의 테마를 샘플로 사용한 이 노래는 아름다운 피아노 사운드 위에 거침없이 50센트를 디스(비방)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쿨 앤 드레와 더 게임이 프로듀스하기도 한 <Make The World Go Round>는 느긋한 멜로디 위에 나스와 더 게임의 찰진 래핑이 오가고, 크리스 브라운의 달짝지근한 보컬이 균형있게 조화를 이루고 있다.

앨범의 첫 싱글로 낙점된 <Hero>는 가장 최신식의 비트위에 박력 넘치는 나스의 랩과 재능있는 싱어 송라이터 케리 힐슨의 피처링으로 힘을 실어주고 있다. 단출한 구성의 멜로디지만 두근거리게 하는 박자감만으로 충분한 그루브감을 형성하고 있어 대중들의 많은 사랑을 받을만한 곡이다. 비장미 넘치는 <America>는 앨범 내 가장 음울한 사운드 위에 나스의 엄숙한 랩과 여성보컬의 흐느끼는 코러스가 돋보이는 곡으로 앨범 속 가장 사색(?)적인 트랙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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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싱글로 내정된 <Sly Fox>은 로킹한 베이스와 기타 연주위에 쉬지 않고 뇌까리는 그의 래핑이 세계 최고 수준임을 보여준다. 그 세찬 기세는 현재 가장 잘 나가는 래퍼들조차도 과히 주눅 들게 만들 실력이다. 가장 논란이 될 만한 곡으로 점쳐질 만한 <N.I.*.*.E.R>는 의외로 담담하다. 나스는 차분한 목소리로 매섭게 흑인 사회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희망을 노래한다. 동양적인 인트로가 인상적인 <Untitled>은 오차없는 라임과 능수능란한 랩을 물 흐르듯이 쏟아낸다. 앨범 속 가장 경쾌한(?) 넘버 중의 하나인 <Fried Chicken>는 대중들에게 인기있는 DJ이자 뮤지션들에게 사랑받는 프로듀서인 마크 론슨이 프로듀스했다. 피아노, 색소폰, 트럼펫까지 갖춘 밴드 세트 구성을 보여주며, 펑키하지만 들뜨지 않는 사운드 위에 나스의 여유롭고 차분한 랩과 부스타 라임스의 선 굵은 피처링이 돋보이는 곡이다. 바로 이어지는 <Project Roach> 또한 블루지한 사운드의 짧지만 흥미로운 곡이다.


앨범은 전체적으로 소울펑크를 기반으로 한 사운드가 다양하게 응용, 변용되고 있고, 진지함이 잔뜩 흐르는 나스의 랩은 현재 많은 래퍼들의 가벼운 잡담과 같은 그것과 차원이 다르다. 그는 진지함을 고루하지 않게 표현해 내고 있으며 빼곡히 채운 15개의 플레이리스트가 끝날 동안 그는 잠시라도 청자의 주의를 다른 데로 돌리지 못하게 변화무쌍한 래핑을 선보이고 있다. 하지만 앨범 커버의 채찍질 당해 생긴 'N'이라는 의미심장한 단어가 연상되는 심기불편한 음반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나스의 진정성이 담긴 이 앨범은 그가 힙합 신의 마에스트로로 추켜세워지는 것이 조금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자신의 훌륭한 존재 가치를 입증하고 있다.

* 이미지/동영상 제공 : Universal Music Korea
 

글. 매거진 프라우드 김이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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